6월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광주·전남지역에서 ‘반(反)민주 바람’이 심상찮게 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 심사 과정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잇따라 탈당 후 연대 움직임을 보이면서 지역 전체 선거전에 여파를 주고 있다.

당장 민주당 간판을 내세운 후보들이 당 지지율 고공행진에 한 두발 앞서나가는 분위기지만, 지방선거 특성상 ‘여론몰이’가 ‘여당 대세론’도 뒤집을 수 있는 만큰 후폭풍에 지역정가가 주목하고 있다.

◇순천·신안 등 反민주 단일후보 논의= ‘당 지도부 라인 전략공천’으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신안군수 선거전은 민주당 탈당 후보간 단일화 논의가 최대 이슈다.

특히 신안은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고향인데다,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등 범진보정당의 정치적 기반이라는 점에서 ‘반민주 바람’ 자체가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사안이다.

반민주 노선으로 임흥빈 전남도의원이 선방을 날렸다. 당 지도부의 군수 후보 전략공천 결정 직후 임 의원은 탈당을 선언하고, ‘군민후보 추대’ 형식으로 후보 단일화를 민주당 예비후보들에게 제안했다. 임 의원은 “그동안 경선을 준비했던 후보들이 전략공천 충격으로 조직을 추스르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단일 후보만이 이번 선거에서 경쟁력을 얻어 민주당 후보를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순천시장 선거 역시 반민주 후보 단일화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6·13지방선거 전남 순천시장에 출마한 야권 예비후보들이 더불어민주당 허석 후보와 맞설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무소속 손훈모·양효석·윤병철 예비후보는 최근 순천 한 식당에서 첫 만남을 갖고 후보 단일화에 대해 논의했다.

순천시의회 3선 의원 출신인 윤병철 예비후보는 “여러 가능성을 놓고 정치적 협상을 통해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말했다.민주당 경선에서 조충훈 현 시장을 큰 차로 누르고 승리한 허석 후보는 당의 지지율과 함께 무난한 당선이 예측됐다. 그러나 무소속 후보 간 연대 및 단일화 성사와 뒤이은 파장이 커질 경우 선거판은 낙관키 어려운 상황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곳곳서 민주당 탈당 도미노= 장성수 민주당 광산구청장 예비후보는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광산구청장에 출마키로 했다.

장 후보는 “여론조사와 공천심사 면접 등에서 상위권에 올랐음에도 당 기여도 등 모호한 평가에다 당 정체성, 당적 이적, 음주운전 벌금, 선거법 위반과 관련된 후보는 경선에 진출시키는 등 ‘불공정 고무줄 잣대’를 묵과할 수 없어 탈당을 결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광주 동구청장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양혜령 예비후보도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2010년 시의원 경선 불복과 관련해 4년 전에는 해명이 받아들여져 25% 여성 가점을 받았는데 이번엔 20% 감점됐고, 시장 후보 탈당전력 10% 감점과도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반발했다. 양 후보는 바른미래당에 입당해 동구1 광역의원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에는 음주운전 전력으로 컷오프된 임우진 서구청장이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광주에서는 이들 외에도 3∼4명의 단체장·광역의원 후보들이 탈당을 고민하고 있거나 탈당 후 급을 낮춰 지방의원에 출마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정가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광주·전남지역에서 공천 갈등으로 큰 실망감을 준 것이 사실”이라며 “중앙당 선대위 출범이후 광주·전남 지역민에게 어떤 자세로 다가오느냐에 따라 여론이 뒤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