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일자리)를 소개해준다는 약속을 받고 ‘아빠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가 실종된 여고생의 소재가 닷새째 확인되지 않으면서 경찰이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은 A(16·고1)양을 찾기 위해 실종 다음 날 숨진 채 발견된 ‘아빠 친구’ B(51)씨의 사망 전 행적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A양이 친구들에게 보낸 SNS 메시지 내용과 B씨 차량 동선 등을 토대로 A양이 B씨를 만나러 갔다가 행방불명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강진경찰서는 20일 오전 8시부터 강진군 도암면 야산 일대에 575명의 경찰 인력과 열 감지 장비 탑재 헬기, 수색견, 예초 장비 등을 투입해 수색 작업을 재개했다. 이곳은 A양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곳이다.

경찰청도 실종 여고생 수색 현장에 유사 사건 수사인력 6명과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 4명, 기동대 10개 중대 800여명을 지원인력으로 투입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민의 관심이 큰 사안이고 미성년인 여고생이 5일째 행방불명 상태라 강진에 수사인력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가족의 입장에서 실종된 학생을 속히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A양은 지난 16일 오후 2시께 집을 나선 뒤 행방불명됐으며 같은 날 오후 4시 30분께부터 휴대전화 전원이 꺼졌다.

A양은 실종 전 친구들에게 ‘아버지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준다고 했다. 이제 만났다. 해남 방면으로 이동한다’는 SNS 메시지를 남겼다. 이어 다음날 도암면 야산에서 신호가 잡힌 것을 끝으로 휴대전화 전원이 꺼졌다.

경찰은 최근 몇 달간 B씨와 A양이 직접 통화나 메시지를 주고받은 적은 없으며 만나는 모습이 찍힌 CCTV도 확보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종 일주일 전 A양이 “학교 앞에서 아빠 친구를 우연히 만났는데 아르바이트를 시켜주기로 했다”고 친구에게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A양이 집을 나설 당시 600m 가량 떨어진 지점 CCTV에 B씨의 차량이 찍혔고 차량 동선이 A양의 휴대전화 신호가 잡힌 동선과 비슷해 B씨가 A양을 만났을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B씨는 이날 도암면 방향으로 차를 몰고 이동해 2시간 넘게 머물렀고 오후에 집으로 돌아와 세차를 했다.

실종 당일 밤 딸이 집에 들어오지 않자 친구들에게 A양의 행방을 수소문한 A양의 어머니가 B씨의 집으로 찾아 찾아가자 서둘러 뒷문으로 빠져나갔으며, 다음날 오전 집 근처 철도 공사 현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지금까지 B씨의 집과 차량, 가게 일대를 수색했으나 특별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