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군이 수억원을 들여 설치한 현수막 게시대가 제 기능을 못하며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영광군은 운영중인 게시대 상당수가 비어 있지만, 불법으로 걸려있는 지방의원 당선인사 현수막에 대해 사실상 눈을 감고 있어 ‘윗사람 눈치 보기’ 행정이라는 비아냥을 사고 있다.

25일 영광군에 따르면 군은 올해 현수막 게시대 신규 및 이설 설치 사업비로 전체 18개 곳에 1억 6천 249만원을 투입했다.

이에 따라 영광지역에 게첨 가능한 현수막 게시대는 408개로, 인근 시·군에 비해 게시대 설치 수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현재 영광군에 등록된 현수막 게시물은 불과 한자릿 수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수억원을 들여 설치한 게시대 바로 옆에는 불법 현수막이 질서없이 내걸려 있다.

가로수와 전봇대는 물론 횡단보도 신호등까지 지방의원 당선인사 현수막이 난무하면서 지역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

특히 차량 통행량이 많은 일부 회전 교차로에도 현수막이 가로막고 있어 대형 교통사고 위험도 도사리고 있는 실정이다.

영광읍에 사는 김갑진(57)씨는 “지방선거로 후보 홍보를 위함은 어느정도 이해한다”며“하지만 당선 축하 불법현수막이 너무 많아 반대차선에서 차가 오는지 안오는지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군민 이윤희(47)씨는 “아무리 법정 허용된 현수막이라짐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현수막 게시대를 무용지물로 만들면서까지 게첨할 필요가 있냐”며 “규정된 게첨대는 텅텅 비어있는데 가로수,가로등에 게첨하는건 너무하다”고 일갈했다.

그러나 영광군 측은 불법 현수막 게시에 법적으로 큰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담당 군 관계자는 “지방선거 이후 후보자 당사자에 한해 13일 동안은 법으로 허용이 되는 부분이다”며 “당선자들에게 선관위에서 통보한 상태이고 당사자가 아닌 단체나 기업들의 축하 현수막은 모두 불법이며 당사자 현수막도 27일부터는 철거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