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출범을 앞둔 광주·전남 지자체에 단체장 취임식 슬림화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거창한 축하 행사로 채워졌던 취임식을 간소화하거나 지역 봉사활동으로 대체하고 있다.

25일 광주시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재선에 성공한 김준성 영광군수 당선자는 ‘전국 최고 득표율 당선’라는 수식어와 달리 취임식을 생략하고 직원조회와 함께 곧바로 현안 점검에 들어간다. 지난 4년처럼 지역민들을 위한 실용 행정을 펼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유근기 곡성군수 당선자도 별도 취임행사 없이 ‘지역 이장들과 만남’ 시간을 갖고 향후 4년 군정 운영에 대해 브리핑한다. 이후 각 지역 노인회 회장들을 군청으로 초대해 간간한 점심식사를 나누며 취임식 절차를 군민 소통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김병내 광주시 남구청장 당선자는 취임식장에서 주민 건의사항을 청취할 예정이다.

문인 광주 북구청장 당선자는 취임식 전후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청소하거나 노인복지시설을 찾아가 급식봉사 등을 한다.

지역 최초로 ‘4선’ 단체장 입성에 성공한 김종식 목포시장 당선자와 최형식 담양군수 당선자는 취임식 당일 현충탑 참배에 이어 간단한 취임행사를 가진 뒤 정례조회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전남 광역단체장들의 취임식 역시 간소화게 치러질 전망이다.

건설교통부 장관까지 지낸 이용섭 광주시장 당선자는 취임식 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식장에서 이번 정부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시정 방향을 설명한다는 방침이다.

김영록 전남지사 당선자는 예산을 아끼기 위해 도청 앞에서 하던 옥외 행사 대신 청사 안에 위치한 김대중 강당에서 취임식을 갖는다. 아울러 외곽 극지 지역인 완도 여서도, 신안 가거도, 지리산 거주자들과 사회봉사자들을 초청하는 등 도민과 소통하는 행사로 꾸미기로 했다.

3선에 성공한 장휘국 광주교육감 당선자도 별도 취임식보다는 인사말에 이어 직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취임식 슬림화 현상은 지난해 촛불집회를 거쳐 집권여당에 압승을 몰아준 선거결과에서 나타난 민심 등이 두루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불과 1년여전 탄핵정국의 와중에 국가원수와 행정수반의 공백을 하루라도 빨리 메우기 위해 국회의사당내 로텐더홀에서 소박한 취임식을 했던 것이 이번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취임식 슬림화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행의정 감시연대 한 관계자는 “불필요한 격식을 파괴하고 몸을 낮추겠다는 바람직한 현상으로 비친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지역 발전을 위해 매진 하는 모습이 임기 동안 계속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